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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번역대학원

통번역대학원 마지막 학기와 두 번의 졸업시험

by YJ Park 2022. 9. 1.

통번역대학원 마지막 학기와 두 번의 졸업시험

 

안녕하세요! YJ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찾아왔네요 ㅎㅎ

작년에 통대 마지막 학기를 앞두고 여름방학에 남겼던 포스팅이 마지막이었네요. :)

 

돌아보면, 막학기에는 두말할 필요 없이 수업과 졸업시험 준비에 여념이 없었어요.

정말 언제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9~11월이었고 첫 졸시를 마친 후에는 간만에 꿀 같은 무한한 자유를 만끽했습니다.

 

 

 

 

저는 얼마 전 8월 졸업 기수로, '한서 통번역전공'으로 졸업 후 현재는 진로에 대한 다양한 고민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

이 블로그가 통대입시와 통대생활을 테마로 시작된 만큼 오늘은 갓 졸업한 현시점에서 아직 다루지 않았던 통대 마지막 학기, 첫 졸업시험과 뼈아픈 낙방, 그 후 다시 도전한 졸업시험과 졸업이라는 주제로 이야기 한 후, 통대생활 전반에 대한 제 생각을 남겨보고자 합니다.

YJ-한국외대-통번역대학원-졸업
YJ,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졸업 :)

 

YJ-통번역전공-학위
YJ, 한서 통번역전공 학위 수여


 

 

 

마지막 학기는 정말 하루하루가 너무 빡빡했습니다 ㅜㅜ :(

학과 내부적인 이유로 1학기보다 수업 하나가 많은 16학점을 수강하게 되었고, 그 외에도 AI 번역 프로젝트 및 개인활동을 병행하다 보니 하루 24시간이 턱없이 부족한 학기였던 것 같아요 ㅎㅎ

하지만 아무리 바빠도 정신은 졸업시험에만 집중되어 있었던 몇 개월이었습니다. 4학기에는 한서과 수업도 후반부로 갈수록 졸시 준비에 포커스를 맞추어 진행되었고, 자연스레 학생들의 생활패턴과 수업 분위기도 그렇게 바뀌어 간 것 같아요 :) 


저는 마지막 여름방학동안, 아니 3학기 내내 스페인어 역량 개선에 집중했음에도 불구하고 막학기에 여전히 한서 순차/동시통역에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다른 학생들에 비해 스페인어 실력이 미진한 상태로 운 좋게 입학했다는 것을 제 스스로가 잘 알고 있었고, 이것이 결국 최우선 과제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2년 내내 서한 번역/순차/동시통역은 최소한의 과제/수업준비 외에는 별도의 시간을 일절 투입하지 않고, 전부 한서 순차/동시에 올인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 통대 졸시에서 요구하는 수준이 그리 짧은 기간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닌지라, 마지막까지도 고전을 면치 못했던 것 같아요. 물론 수업을 따라가고 졸시를 준비하는 그 자체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다만, 한서 순차의 경우 주어진 시간 내에 들어가야 한다는 점과 한서 동시의 경우 한국어 발화 속도를 따라가는 것이 마지막까지 큰 도전과제였습니다.


첫 졸업시험은 여차저차 숨가쁘게 지나갔고, 다른 과목들에는 자신이 있었지만 한서순차에서 확실히 당황하고 오역이 많았다는 느낌, 한서동시는 뭔가 정신없이 발화는 했는데 결과물이 어떨지는 전혀 감이 안 온다는 느낌을 남기고, 결과 발표일까지는 그냥 막무가내로 자유를 만끽하며 연말연시를 보냈던 것 같아요.

 

어느새 발표일이 다가왔고, 그래도 혹시 모를 기대에 부푼 마음으로 결과를 확인했으나, 역시 AB 통역이 부실했던지 한서순차/동시에서 불합격을 받았더랬죠 ㅎㅎ 솔직히 동시까지 불합격할 것이라고는 예상 못했어요 :(

 

아쉬움과 한숨이 나오는 결과였지만, 4개월 후 불합격 과목만 응시하면 되기에 충격과 부담이 크진 않았고, 또 AB 한쪽 방향으로의 통역만 준비하면 된다는 사실로 위안 삼으면서 다시 2차 졸시 준비 모드로 마음을 다잡았습니다.

 

솔직히 수업도 없는 상황에서 한쪽 방향으로의 통역 2과목 준비에 4개월이라는 시간은 충분했고, 오히려 남는 정도의 시간이었던지라 평소에 하던 일들을 그대로 병행하면서 시험을 준비했고, 나름 부족한 부분을 많이 보완하고 이제는 준비가 된 것 같다는 마음가짐으로 두 번째 졸업시험에 응했습니다.

 

 

 

 

한서순차의 경우 확실히 첫 시험 대비 많이 개선된 통역을 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 

문제는 한서 동시통역인데.. 일반동시의 경우는 제 느낌상으로는 굉장히 수월하게 잘 마쳤다는 느낌이었지만, 전문동시가 예상/준비했던 방향과 너무 다른 방향에서 출제되었다는 점, 그리고 까다로운 텍스트와 사이에 끼어있는 숫자들의 콤비네이션에 종종 말문이 막히면서 누락이 많은 통역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

 

그래도 한서순차는 순조로웠고, 동시의 경우도 일반동시는 괜찮았으니 기대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으로 졸업을 가정하고 차근차근 향후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면서 발표일까지 시간을 보냈습니다.

 

발표 전까지는 맘 편히 지냈지만, 발표일 당일에는 정말 모니터를 앞에 두고 두려움 반 기대 반이었던 것 같아요. 원래 결과 발표 같은 것에 감정이 무딘 편인데.. 삼수를 해야할지도 모른다는 압박감이 정말 컸던 것 같습니다 ㅎㅎ

 

떨리는 마음으로 결과를 확인했고, 한서동시에 불합격이라는 결과물을 보고 참 가슴이 답답하더군요 :( ㅎㅎ

.. 이게 또 떨어져? 잠깐.. 이거 이번 거 맞긴 맞는 거지?이런 기분이었어요 ㅋㅋㅋㅋ

 

 

 

 

결과를 받아들이기가 쉽지는 않았는데, 그래도 냉정을 찾고 순차라도 붙었으니 일단 원하면 졸업은 가능한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생각으로 먼저 상황을 정리하고 한서 동시 재응시 여부에 대해서는 하루정도 더 고민했었던 것 같아요.

 

이 선택에 대한 정답이나 최선의 선택 따위는 결코 존재하지 않고, 또 사람마다 처한 상황이 다 달라서 고민해야 할 포인트도 제각각일 것입니다.

 

저는 결론적으로 재응시 없이 졸업을 하자는 쪽으로 결정을 내렸습니다. 애초에 프리랜서로 동시통역 시장에서 활동하는 것에 대한 로망/계획이 일절 없었고, 나이가 많은 편이다보니 추가적인 몇 개월이라는 시간 자체가 오히려 더 값질 수도 있겠다는 판단, 더 나아가 재응시 한다고 해서 더 나은 결과를 보장할 수 없다는 점, 동시통역 수업을 수료했으므로 동시통역에 대한 호기심은 충족이 되었다는 점 등이 결정요인이었던 것 같아요 ㅎㅎ


졸시를 두 차례나 보면서(사실 대학원 전체로 보면 2회 응시는 평균 수준일 거예요), 일단 두 번째 응시부터는 수업이 없고 불합격한 과목만 응시하면 된다는 점에서 부담이 적기 때문에 다른 일과 병행 가능하다는 점, 또 본인이 정말 완전체가 아닌 이상 졸업시험에도 운(주제, 텍스트 스타일, 준비 방향, 연사)이 따라주어야 한다는 점이었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도전에서 충분한 준비시간을 갖고 미비한 점을 보완한 상태에서도 동시 과목에서 불합격을 하고 나니 동시통역 시장이 주 목표가 아닌 입장에서 세 번째 응시에 대한 당위성을 잃어버린 느낌이었습니다.

 

 

 


주저리주저리 적고 보니 결국 일기처럼 되어버렸는데.. ㅎㅎ 

감추고 싶은 과거도 아니거니와 누군가에게는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어 제 경험과 당시 심정을 허심탄회하게 적어보았습니다.

 

글을 쓰다보니 길어져서 2년간의 통대생활을 정리하는 짧은 글은 다음 포스팅으로 넘겨야 하겠네요 ㅋㅋㅋ 

 

곧 다음 포스팅으로 찾아뵙도록 하겠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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