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학년도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한서과 합격수기-②
2020학년도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한서과 합격수기-②
입시 준비 과정
이 부분에서는 늦깎이 도전자, 국내파, 비전공자, 짧은 입시 준비기간,, 스터디 무경험자, 성별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지원자로서 도전하는 데 있어 부담 혹은 특이점이 될 만한 요소를 두루 갖춘 제가 준비기간 동안 느꼈던 심정적 변화와 치중하였던 부분들을 위주로 하여 시기 순으로 말씀드려보고자 합니다.
'18년 7월 ~ '19년 4월 : 통번역대학원 기출 유형에 대한 분석도 없이 '우선 통번역대학원에 도전하려면 스페인어 실력을 DELE C1에 도전할 수 있는 정도로는 만들어 놔야겠지'라는 밑도 끝도, 근거도 없는 단순한 생각으로 C1 합격과 다양한 여행 경험만을 목표로 어학연수 생활을 하였습니다.
5월 : 갓 귀국해서 시커멓게 탄 얼굴로 입학설명회 참석 후, 압도적으로 많은 여성지원자들의 수에 우선 한번 놀랐고, 뭔지 모를 지원자들의 기대감과 학구열과 같은 젊은 에너지를 체감하였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면접장에서 마주하게 될 교수님들을 뵙고 캠퍼스 및 대학원 내부를 잠시나마 엿볼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6월 학원 개강을 앞두고 기대 반 걱정 반의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6월 : 실전반 수업을 처음으로 수강하게 되었는데, 2시간 30분시간30 동안 정말 수도 없이 많은 생각들이 머릿속을 오갔습니다. 무슨 내용인지 스페인어가 하나도 안 들리네, 쟤들은 저게 다 들린단 말이야?, 한 마디도 못하겠는데 마이크 받아야 하나?,?, 도망갈까?, 이거 진짜 올해 시험 볼 수는 있을까?, 텍스트를 봐도 잘 이해가 안 가는데.. 그래도 앞으로 5개월 열심히 하면 도전 자체는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그건 그렇고 학원에도 남자는 나밖에 없네 등등.
수업을 한 두 차례 더 수강해보고 일단은 시험까지 도전해보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문제 투성이었지만,, 가장 큰 문제는 부족한 어휘와 서어 청해력이었습니다. 다행히 저 같은 경우는 서어는 아니었지만 취업을 위해 나름 성실히 어학공부를 했었고, 업무 중 외국어 활용 및 개인적으로도 어학공부를 지속해왔기 때문에 입시 준비 중 취약 부분에 대한 분석 및 보완을 위한 공부법에 대해서 자가진단 및 처방이 가능했습니다.
제가 내린 결론은 '일단 인풋이 절대적으로, 심각하게 부족하다'였고, 지금 생각하면 정말 필수적인 어휘들도 몰랐고 어렵지 않은 내용도 청해가 안되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공부하는 시간을 늘려 입학시험 주제와 연관되는 기사들을 많이 읽고, 듣고, 입에 붙이면서 문장 속에서 어휘를 익숙하게 만들어가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수업 준비용 자료에 적어 놓은 단어 뜻이 정말 여기저기 덕지덕지 많이도 적혀있었고, 서어 끊어 읽기도 굉장히 어색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7월 ~ 8월 : 해당 2개월간은 학원 수업에 적응하고 따라가는 데 있어 큰 부족함이 없도록 하는데 치중하였고, 학원 모의고사를 통해서 유형을 파악하고 소요시간 등을 체감할 수 있었던 기간이었습니다. 7~8월에도 느낀 점은 ‘아직도 정말 안 들린다’와 ‘‘서어 작문에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였습니다. 다만 긍정적인 점은 입시 준비용 서어 텍스트 독해가 점차 수월해지기 시작했고, 수업에 참여하고 모의고사를 치르면서 ‘한국어에 있어서는 별도의 시간 투자를 하지 않아도 되겠다’라는 판단이 섰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기억이 나는 것이 6, 7월 두 차례의 모의고사에서 모두 서->한 요약을 서->서 요약으로 잘못 작성했었는데, 이러한 치명적인 실수를 사전에 경험하고, 향후 실전에서 실수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는 점이 학원 수강의 큰 장점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멍청하게 답안 제출 후에도 서->서로 작성했다는 사실조차 몰랐습니다..
9월 : 9월에는 1차 시험까지 얼마 시간이 남지 않았기 때문에 텍스트 내용을 단순히 소화하는 수준에서 조금 더 나아가, 화려하진 않지만 잘 읽히고 이해 가능한 서어 문장이 되도록 하는데 방점을 두었고, 깔끔하고 정갈한 표현들을 따로 정리하고 손과 입에 붙이는 작업을 했습니다. 또한 가장 취약했던 서->한 요약의 경우 서어 음성 내용의 디테일까지 모두 이해하려는 능력치를 벗어나는 시도보다는 내용의 뼈대 위주로 먼저 이해하고 노트에 산발적으로 적혀있는 정보들의 집합을 내 언어로 간결하게 재구성하는 연습, 그리고 청해에 방해되는 비효율적인 노트 테이킹을 개선하려는 고민을 했습니다.
9월이 되어서는 서서히 학습의 효과가 아웃풋으로 나오기 시작하면서 ‘남은 1개월간 효율적으로 준비하고 운만 잘 따라주면 1차는 그래도 해 볼만 하겠다’ ‘올해 응시가 터무니없는 도전은 아닌 것 같다’와 같은 생각을 가지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이러한 느낌은 굉장히 주관적인 것이고, 수업 중 본인의 퍼포먼스와 선생님의 코멘트, 긍정적인 멘탈 관리를 통해서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10월 : 10월에는 제가 정리한 표현들과 어휘들이 1, 2차에서 아웃풋으로 나올 수 있도록 외우고, 주요 최신기사들을 꾸준히 업데이트하는데 주력했습니다. 또한 고질적인 문제였던 한->서 요약과 서어작문의 시간 부족 현상을 개선하기 위한 고민을 했고, 무사히 1차 시험을 치르고 좋은 결과를 받았습니다.